“교보에서 만난 한 사람의 지성”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다시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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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처음 만난 건 교보생명이 아닌, 교보서적이라는 공간의 이미지가 훨씬 더 익숙했던 시절이었다. 사진가로서 인터뷰 현장에 들어선 나는, 기업인의 냄새보다는 오히려 학자의 기운이 느껴지는 조용한 공간을 떠올렸다. 실제로 그는 의사이자 교수로서 학문의 길을 걸어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말수가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차분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골라 쓰며,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모습이 특히 인상 깊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순간마다, 나는 그는 경영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철학과 문학에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처럼 다가왔다.
그는 한 컷 한 컷, 포즈보다 진심을 담으려 했다. 대신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잔잔하게 담아내려는 듯한 표정이 얼굴에 깃들었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기업이 할 일입니다.”
짧은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생명보험이라는 산업의 언어보다는, 사람과 삶에 대한 성찰이 먼저 나오는 문장이었다.
그의 철학은 숫자보다 가치, 성과보다 지속 가능성에 가까워 보였다.
그리고 그 근간에는 '책'이라는 상징이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가 이끄는 교보생명은 단순한 보험회사가 아니었다.
책을 통해 사람을 키우고, 교육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기업 DNA에 녹아 있었다.
인터뷰 당시 공간은 깔끔하고 단순한 구조였으며, 불필요한 장식 없이 정제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신창재 회장의 그 고요한 리더십은 여전히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
조용하지만 확실한 철학, 묵직한 울림을 주는 언어들, 그리고 눈빛. 사진 한 장에 담기 어려웠지만, 분명히 기록되었던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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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