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떠나는 겨울 숲 여행!

동작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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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떠나는 겨울 숲 여행!


지난 12월 14일에 현충원 겨울 숲 탐방으로 달라진 계절을 만끽하는 기회가 있었다. 가족과 함께해서 더욱 특별한 겨울 숲 여행은 어린이를 동반한 다섯 가족의 낭만여행이었다. 코끝이 시린 겨울 아침, 얼마 전의 폭설의 흔적이 아직 희미하게나마 잔설로 남아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이들은 바로 동작구 관내 초등학생과 그 부모들이다.

 

이들이 꽃과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겨울 숲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겨울 숲은 나무를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라고 이들을 인솔한 숲해설사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어지는 김미경 숲해설사(주식회사 나들e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겨울은 이듬해 봄을 위해 지난봄과 여름, 화려했던 꽃이 진 후부터 나무가 준비해온 ‘겨울눈’이 가장 잘 도드라져 보이는 때라서 나뭇잎을 떨군 나무마다 서로 다른 겨울눈을 관찰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흔히 나무의 겨울눈은 곱게 물든 단풍잎이 모두 지고 나면 생겨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나무는 이른 여름부터 이듬해 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나무는 줄기와 가지 끝에 있는 생장점에서 새로운 줄기와 가지를 만들면서 성장한다. 여름철 나무를 살펴보면 줄기와 잎자루가 이어지는 잎의 겨드랑이 부분에 아주 작은 돌기가 생겨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잎겨드랑이란 줄기에서 잎이 나오는 부분의 각을 이루는 부분, 즉 잎자루와 줄기 사이를 말하며 이와 같은 잎겨드랑이에는 꽃봉오리가 달리기도 하고, 새로운 잎이 나기 위한 눈이 생기기도 한다.

종자식물의 곁눈은 잎이 줄기에 달리는 부분 위쪽의 잎겨드랑이에 발생하기 때문에, 겨드랑이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겨울눈은 나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관찰된다는 숲해설사의 설명에 따라 각자 적당한 나무를 찾아 여러 종류의 겨울눈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나무 잣나무와 화백나무 등 바늘잎을 가진 침엽수도 각각의 나무에 따라 겨울눈의 형태와 위치 그리고 크기가 모두 달랐다. 그리고 바늘잎나무인 침엽수를 소나무처럼 사시사철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상록침엽수와 메타세퀘이어처럼 잎이 지는 낙엽침엽수로 나뉘며 그 종류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관찰한 벚나무, 개나리, 단풍나무, 목련 등 낙엽활엽수와 사철나무와 같은 상록활엽수의 겨울눈에서도 나무 종류에 따라 모두 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가장 커다란 겨울눈이 달린 나무를 찾아보라는 숲해설사의 말에 따라 가족들은 일제히 현충천을 따라 줄지어 있는 개나리를 향해 달려갔다. 하천가로 내려간 주민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멀리서 날아온 청둥오리 두 쌍의 먹이활동을 살펴보았다. “선생님, 저 오리는 발이 안시릴까요?”라는 어린이의 질문에 해설사는 ‘새 다리 속 혈관은 동맥과 정맥이 아주 가깝게 붙어있기도 하고 동맥과 정맥이 그물처럼 서로 얽혀있답니다.’라는 설명에 이어 가족끼리 손을 꼭 잡아보라고 했다. ‘손이 따뜻하네’라고 느끼면 열을 얻은 것이고 ‘손이 차갑네’라고 느끼면 열을 빼앗긴 것으로 이 현상이 바로 열을 주고받는 열 교환 작용이라고 알려주었다. 새의 다리는 바로 이렇게 재빠르게 열교환이 이루어져서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충천을 따라 늘어진 개나리 군락 가까이에 모인 참여자들에게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해보라는 해설사의 주문에 따라 눈을 감고 들어보니 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와 함께 마치 작은 새들이 둥글게 모여 있는 것처럼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양지바르고 덤불이 많은 곳에는 참새는 물론 박새, 오목눈이처럼 작은 새들이 모여 살면서 먹이활동을 해요.’라는 해설사의 말에 따라 덤불을 살펴보니 까만 머리에 흰 배가 귀여운 박새가 포르르 날아올랐다. 겨울철 산새들은 무엇을 먹을까? 여름이나 가을처럼 애벌레와 없는 겨울에는 풀씨나 나무 열매를 열심히 찾아야 하는 산새를 위해 먹이를 주기로 했다. 이날 산새의 먹이로 해설사가 미리 준비해온 것은 바로 마끈에 묶은 작은 열매였다. 각자 흩어져서 숲속 작은 동물들이 먹이를 먹기에 적당해 보이는 곳을 찾아 열매를 매달아가며 햇살이 가득한 현충천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현충천을 벗어나 다시 숲으로 돌아온 탐방객들은 산책하면서 주운 솔방울 등 자연물을 늘어놓고 비교를 해보고 놀이도 해보았다. 특히 씨앗의 이동방법을 알아보면서 도꼬마리나 도깨비바늘과 같이 갈고리를 가진 열매의 특징이 벨크로로 활용되고 있으며 빙글빙글 돌아가며 떨어지는 단풍나무 씨앗과 민들레 홀씨의 비행에서 헬리콥터와 낙하산의 원리를 찾아냈다는 설명에 자연은 단순히 바라보고 즐기는 대상을 넘어 아주 많은 비밀을 간직한 멋진 창고와도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소감을 말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해설사는 이어지는 설명에서 물총새의 날렵한 머리부분에서 차용한 고속열차의 앞부분 모양 덕분에 기차의 고속주행 시 발생하는 소음이 현저히 줄었으며 이처럼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여러 가지 기술을 <청색 기술(Blue Technology)>라고 부른다고 알려주었다.


출발지로 돌아오는 길에서 소감을 묻자 ‘겨울은 숲 탐방을 하기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볼 것도 많고 나뭇잎에 가려서 안보이던 나뭇가지나 줄기가 더 잘 비교가 된다며 이 점이 매우 신선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탐방객은 ‘처음엔 추위를 걱정했는데 여러 가지 놀이도 하고 퀴즈도 맞추고 동물 먹이도 주고 하면서 움직이니까 춥지도 않을뿐더러 곤충을 무서워하는 저는 곤충이 적은 겨울이 오히려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한 어린이 탐방객은 ‘처음 해본 숲 놀이가 너무 재밌었다’며 나중에 엄마아빠와 숲에 가면 똑같이 해보겠다고도 했다. 특히 어린이 탐방객들은 더 놀고 싶다고 졸라대기도 해서 남아서 숲을 더 산책하겠다는 가족도 있었다.

이날 겨울 숲 탐방을 위해 현충원을 찾은 탐방객들은 진행해준 김미경 숲해설사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어서 고맙다며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잘 가꿔진 현충원 숲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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