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와 웃음이 남은 두번째 만남,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

동작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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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또래 청년들이 하나둘 도시로 향하던 시절, 그는 조용히 다른 길을 택했다. 

농지 1,000평 값에 맞먹는 큰돈을 들여 젖소 한 마리를 들인 것이다. 

주변에선 의아한 시선과 걱정이 섞였지만, 문진섭 조합장은 그 안에서 가능성을 읽었다. 

작은 시작이었지만, 그 선택은 훗날 그를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수장으로 이끄는 첫 발걸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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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터뷰에서 그는 우유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세대를 잇는 ‘일상의 먹거리’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말은 담담했지만, 그 안에 깃든 시간과 신념은 묵직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식사 한번 하시지요.” 

사회생활에서 흔히 오가는 인사말이라 대수롭지 않게 “네” 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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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며칠 뒤, 함께 취재했던 담당 기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조합장님이 식사 약속 잡자고 하십니다.” 

순간, 조금 놀랐다. 기대와 약간의 긴장이 동시에 밀려왔다. 점심 메뉴는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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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당일, 가는 길에는 잔잔한 비가 내려 거리는 고요했다. 

문진섭 조합장은 첫 만남 때와 다름없이 환한 미소로 다가와 소탈하게 악수를 건넸다. 

식당은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문을 열자마자 정겨운 온기가 배어 있었다.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는 동안 대화도 서서히 무르익었다. 

예상과 달리 그는 “음료는 콜라나 사이다로 합시다”라며 웃었고, 그 순간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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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창밖으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고기 굽는 냄새와 유쾌한 대화가 어우러진 그 오후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것 같았다. 

두 번째 만남은 단순한 취재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느끼게 했다. 

그날 이후, 초록빛 우유팩을 마실 때마다 삼겹살 냄새와 함께 조합장의 웃음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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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