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팡팡>은 동작구에서 일어나는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전달하는 한편 잊혀져 가는 동작의 과거를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지역 종합 인터넷 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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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게이트를 지나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공기부터 달랐다.
차가운 금속의 냄새, 기계가 멈춘 정적, 그리고 빛을 받아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강관들.
나는 무심한 듯 겹겹이 쌓인 그 철강 위로 천천히 카메라를 들었다.
구도에 들어온 건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30년을 버텨온 기업의 뼈대 같았다.
인터뷰 장소로 이동하면서도 나는 몇 번이나 걸음을 멈췄다.
용접선이 흐르는 구조관 표면, 날카롭고 반듯하게 정렬된 파이프 끝,
빛이 살짝 스치는 순간의 윤곽. 이 모든 것이 그 자체로 말이 됐다.
이곳은 제품이 아니라 '시간'을 찍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길영 회장은 마치 이 공장과 하나인 듯했다.
양복 위로 그을린 흔적 하나 없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현장을 오래 품은 사람만의 농도가 있었다.
그는 IMF 시절 이 야기를 꺼냈고, 폭설로 무너진 공장을 직원들과 함께 다시 일으킨 날을 말했다.
흔들림 없는 목소리
보다, 정지된 손동작이 더 많은 걸 말해주는 순간이었다.
“철강의 품질은 기술이 결정합니다. 기술은 사람이고요.”
그의 말 끝에서 나는 벽 한편에 걸린 ‘길산 최고기술자’들의 사진을 바라봤다.
공장 전체가 거대한 어워드 같았다.
용접불꽃 대신 반사광이 비추고 있었고, 나는 그 빛 사이로 카메라 셔터를 조용히 눌렀다.
그는 말한다.
본질을 보는 지혜,
그리고 용기 있는 도전.
이날 나는 한 장의 사진에 그의 ‘무게’를 담기 위해 계속 셔터를 눌렀다.
그날 찍은 사진들 속엔 철강보다 더 단단한 한 사람의 삶이 있었다.
Photographer 김성호